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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과 의미: 개인의 건축론 정립을 위한 기초 연구

kimwontae 2025. 6. 4. 23:35



제1부 건축의 존재: 객체와 그 실재성



1.1 자율적 객체: 객체지향 존재론(OOO) 입문

 

건축과 그 의미를 탐구하는 여정은 건축물을 인간 중심적 관점에서 해방시키는 것에서 시작할 수 있다. 전통 철학이 오랫동안 인간의 주관성과 의식을 실재의 중심적 중재자로 간주해 온 것과 달리, 객체지향 존재론(Object-Oriented Ontology, OOO)은 급진적인 관점의 전환을 제안한다.1 OOO는 건축물을 포함한 모든 객체가 인간의 인식, 해석, 사용과 무관하게 자율적인 존재를 가진다고 주장한다.2 즉, 건물은 인간에게 기능적으로 봉사하거나 상징적 의미를 전달하기 이전에, 그 자체로 고유한 존재론적 무게를 지닌 주권적 실체라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은 건축을 기능과 상징의 틀을 넘어, 그 자체의 실재성을 탐구하는 새로운 길을 열어준다.

 

1.1.1 핵심 개념 1: 후퇴 (Withdrawal)

 

그레이엄 하먼(Graham Harman)이 제시한 OOO의 핵심 원리 중 하나는 '후퇴(withdrawal)'이다. 이 개념에 따르면, 모든 객체는 우리가 그것과 상호작용할 때조차도 자신의 완전한 실재를 결코 드러내지 않으며, 항상 부분적으로 접근 불가능한 상태로 남아있다.2 예를 들어, 우리가 망치를 사용하여 못을 박을 때, 우리는 망치의 즉각적인 기능, 즉 노동을 위한 도구로서의 측면만을 인식한다. 그러나 망치의 역사, 물질성, 잠재적 미래 기능, 미학적 특성과 같은 존재의 전체 층위는 우리의 직접적인 경험으로부터 '후퇴'한다.2 이는 인간과 객체의 관계뿐만 아니라 객체와 객체 사이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다. 불이 나무를 태울 때, 불은 나무를 단지 연소 가능한 물질로만 인식할 뿐, 그 나무가 지닌 역사적, 문화적, 생태학적 역할은 인지하지 못한다. 나무의 실재 대부분은 불로부터도 후퇴하는 것이다.2 이처럼 모든 인식이나 사용은 객체가 지닌 총체적 깊이의 단편만을 드러낼 뿐이며, 객체 내부에는 항상 숨겨지고 파악하기 어려운 '내적 잉여(internal surplus)'가 존재한다.2

 

1.1.2 핵심 개념 2: 사중 구조 (The Fourfold Structure)

 

하먼은 객체의 실재와 현상적 마주침 사이의 긴장을 설명하기 위해 복잡한 '사중 구조(fourfold structure)'를 제시한다.1 이 구조는 네 개의 극(pole)으로 구성된다: 실재적 객체(Real Object, RO), 감각적 객체(Sensual Object, SO), 실재적 성질(Real Qualities, RQ), 감각적 성질(Sensual Qualities, SQ). 실재적 객체(RO)는 접근 불가능한 통일된 실체 그 자체이며, 다른 객체와 직접적으로 만날 수 없다. 이들의 만남은 현상 세계 내에서 상호작용하는 감각적 객체(SO)를 통해 간접적으로 이루어진다. 또한 객체는 그것이 드러내는 감각적 성질(SQ, 예: 건물의 색상, 질감)과 드러나지 않는 실재적 성질(RQ, 예: 건물의 잠재력, 역사성)과도 느슨한 관계를 맺는다.1 이 네 극 사이의 긴장 관계는 건축물이 어떻게 하나의 통일된 실체이면서 동시에 끊임없이 변화하는 현상적 경험의 집합체일 수 있는지를 이해하는 철학적 틀을 제공한다.

 

1.1.3 핵심 개념 3: 문자주의 비판 (Against Literalism)

 

OOO는 '문자주의(literalism)'를 강력히 비판한다. 문자주의는 객체가 그것의 가시적이고 측정 가능하며 기능적인 속성들의 총합을 통해 완전히 정의될 수 있다는 믿음이다.2 이러한 접근은 객체를 감각이나 분석을 통해 직접 접근할 수 있는 것으로 환원시키려 한다. 그러나 OOO에 따르면 이는 객체가 항상 그것의 가시적 속성이나 기능의 합보다 더 큰 존재라는 결정적 사실을 간과하는 것이다. 하먼은 에드문트 후설(Edmund Husserl)의 현상학적 개념인 '음영(adumbration)'—우리가 항상 특정 관점에서 객체를 부분적으로만 인식한다는 생각—을 급진화한다. 그는 이러한 부분적 접근성의 이유가 단순히 인간 인식의 한계 때문이 아니라, 객체 자체가 존재론적으로 고갈되지 않는 깊이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2

 

1.2 네트워크 세계 속의 객체: 연관 존재론

 

하먼의 OOO가 객체 자체의 내적 실재에 집중한다면, 다른 사상가들은 객체를 더 넓은 네트워크와 시스템 속에서 파악하려는 시도를 통해 건축에 대한 이해를 확장한다.

 

1.2.1 레비 브라이언트의 기계지향 존재론

 

레비 브라이언트(Levi R. Bryant)는 모든 존재가 '기계(machines)'로 구성되어 있다는 '기계지향 존재론(machine-oriented ontology)'을 주장한다.4 이 관점에서 건물은 정적인 객체가 아니라, 입력을 처리하고 출력을 생산하는 능동적인 기계다. 즉, 건물은 "건축이 그 안에서, 그것을 통해, 그리고 그것에 대해 작동하는 하나의 인클로저(enclosure)"로서, 공간의 분배를 통해 신체에 작용하고, 주체성을 형성하며, 공동체를 만들어내는 능동적 행위자다.4 이는 건축 객체를 정적인 형태가 아닌, 주변 환경 및 거주자와 끊임없이 상호작용하며 영향을 미치는 역동적인 시스템으로 이해하게 한다.

 

1.2.2 티모시 모튼의 생태학적 존재론

 

티모시 모튼(Timothy Morton)은 OOO를 생태 위기 담론과 연결시킨다.5 그는 OOO가 인간이 아닌 객체들에게 인간과 동등한 존재론적 지위를 부여함으로써, 비인간 존재에 대한 심오한 '비폭력'을 약속하는 유일한 서구 철학이라고 주장한다.6 모튼의 관점은 건축을 단순히 인간의 거주지로 보는 것을 넘어, 복잡한 생태계 내에서 다른 수많은 객체들과 함께 존재하는 하나의 객체로 보도록 촉구한다. 이 시각에서 건축물은 인간에 대한 유용성을 넘어 그 자체로 고유한 존재와 가치를 지니며, 더 넓은 물질적, 생태적 흐름의 일부가 된다.5

 

1.3 실용적 반론: 영감으로서의 철학, 지침이 아닌

 

이러한 존재론적 탐구가 건축적 사유에 깊이를 더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그 직접적인 적용에 대한 비판적 관점을 견지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특히 패트릭 슈마허(Patrik Schumacher)는 건축의 가치와 장점이 철학적 교의와의 연계가 아닌, 오직 그 '결과'에 의해서만 평가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8 그는 특정 철학을 따르는 것만으로 건축적 접근이 정당화되거나 문화적 가치를 획득할 수 있다는 생각을 단호히 거부한다.

슈마허에 따르면, 철학이 건축에 기여하는 생산적인 관계는 '지침(instructional)'이 아닌 '영감(inspirational)'을 주는 것이다.8 철학은 적용 가능한 이론이나 진리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기껏해야 '진리의 약속' 또는 다른 분야에서 채택하고 변형할 때 유용해질 수 있는 개방된 사고의 도구, 즉 '지적 툴킷(intellectual toolkit)'을 제공한다.8 그는 철학을 모든 사회적 기능 시스템을 위한 '일반적인 돌연변이 실험실(general mutation chamber)'로 간주하며, 이는 건축의 관습에 '자극을 주고' 혁신을 촉발할 수 있는 개념적 자원으로서의 역할을 의미한다.8

결론적으로, OOO와 같은 철학은 건축가에게 규범적인 설계 방법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건축이라는 매체 자체를 새롭게 보도록 하는 강력한 개념적 렌즈를 제공한다. OOO의 평평한 존재론(인간과 벽돌이 존재론적으로 동등하다는 주장)과 건축의 본질적인 인간 중심적 목적 사이에는 명백한 긴장이 존재한다.3 이 철학을 문자 그대로 적용하려 한다면 건축의 근본 목적을 부정하는 모순에 빠질 수 있다. 그러나 OOO의 역할을 '지침'이 아닌 '영감'으로 재구성할 때, 그 가치는 달라진다. 건축가는 객체를 '위해' 설계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창조하는 대상의 '객체성'—그것의 숨겨진 깊이, 복잡한 물질적 삶, 그리고 더 큰 시스템 내에서의 행위성—에 대한 고양된 인식을 가지고 설계하게 된다. 이는 역설적이지만, 비인간 중심적 철학에서 출발하여 결과적으로는 더욱 사려 깊고 풍부한 인간 중심적 설계를 가능하게 하는 생산적인 관계를 형성한다.

 

제2부 시간 속의 건축: 팔림세스트와 선례로서의 역사



2.1 역사와의 진화하는 대화: 참조에서 암시로

 

건축 이론의 역사는 과거와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하는가에 대한 끊임없는 투쟁의 역사였다. 고대 로마의 비트루비우스(Vitruvius)가 건축 교육에서 지적 지식(ratiocinatio)과 실용적 지식을 구분한 이래로, 이론은 건축적 판단의 총체적 기반을 의미해왔다.9 르네상스 시대 건축가들은 1414년 비트루비우스의 저작을 재발견함으로써 자신들의 새로운 스타일에 고고학적, '과학적' 근거를 부여했다.10

18세기 계몽주의 시대에 이르러 건축사는 이론과 분리된 독립된 학문 분야로 자리 잡기 시작했으며, 폼페이와 헤르쿨라네움 같은 고고학적 발견은 신고전주의(Neoclassicism)의 부상을 이끌며 과거의 선례에 대한 새로운 관심을 촉발시켰다.9 이러한 역사 참조의 경향은 20세기 모더니즘에 의해 거부되었다. 모더니즘의 국제주의 양식(International Style)은 역사적 형태를 배제하고 기능과 형식의 순수성을 추구했다.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등장한 포스트모더니즘은 건축에 '재치, 장식, 그리고 참조(wit, ornament and reference)'의 귀환을 선언했다.11 로버트 벤투리(Robert Venturi)의 반나 벤투리 주택(Vanna Venturi House)은 박공지붕을 가운데에서 가르며 형태의 기능성을 부정하고, 필립 존슨(Philip Johnson)의 소니 빌딩(Sony Building)은 고전적 요소를 차용하여 역사적 형태를 상징적, 때로는 아이러니하게 사용했다.11 현대에 이르러서는 '신맥락주의(New Contextualism)'와 같은 접근법이 등장하여, 단순한 양식적 참조를 넘어 역사적 선례와 미래 예측을 설계에 깊이 통합하려는 시도를 보여준다.12

 

2.2 팔림세스트 이론: 겹쳐진 텍스트로서의 건축

 

과거를 다루는 더 정교한 이론적 틀은 '팔림세스트(palimpsest)'라는 개념에서 찾을 수 있다. 팔림세스트는 원래 글씨를 지우고 그 위에 다시 쓴 양피지를 의미하며, 이전 기록의 흔적이 희미하게 남아있는 상태를 말한다.13 이 개념은 도시와 건축이 여러 시대에 걸쳐 겹쳐 써진 텍스트와 같다는 강력한 은유를 제공한다.

건축적 팔림세스트를 구성하는 핵심 요소들은 다음과 같다.

  • 층(Layers): 장소를 구성하는 중첩된 정보의 지층이다. 새로운 건축적 제안은 이 기존의 흔적들에 반응해야 한다.13
  • 유물(Artifacts): 이전 층에서 여전히 물리적으로 존재하는 요소들이다. 이는 비교적 새로운 흔적일 수도 있고, 후속 층에 의해 눈에 띄게 재작업된 것일 수도 있다.13
  • 유령(Ghosts): 더 이상 물리적으로 존재하지 않지만, 장소의 집단적 기억 속에 아이디어나 암시된 형태로 남아있는 요소들이다. 빈 대지나 버려진 건물에 존재한다.13

이러한 팔림세스트 위에서 건축가는 다음과 같은 능동적이고 의도적인 작업을 수행한다.

  • 삭제(Erasure): 기존 층을 비판적으로 평가하여, 쓸모없거나 해로운 층을 감산하는 행위다. 이 과정에서 유물은 유령으로 변하며, 새로운 층을 위한 대지를 준비하는 전략이 된다.13
  • 덮어쓰기(Overwriting): 기존의 유물과 유령에 대한 비판적 평가를 바탕으로 새로운 건축적 층을 중첩시키는 행위다. 이는 과거의 정보를 한 발로 딛고, 진보된 건축 기술을 다른 발로 딛는 것과 같다.13

 

2.3 시간적 대화의 사례 연구: 카를로 스카르파의 작업

 

이탈리아 건축가 카를로 스카르파(Carlo Scarpa)의 작업은 팔림세스트 이론이 실천적으로 구현된 탁월한 사례다. 그의 건축은 역사적 구조물과 현대적 개입의 섬세한 병치를 통해 시간의 층위를 드러낸다.15

 

2.3.1 카스텔베키오 박물관, 베로나

 

스카르파는 14세기 성채를 박물관으로 개조하면서, 기존의 고딕 양식 성격을 유지하는 동시에 명확히 현대적인 요소들을 삽입했다.15 그는 중세 구조의 일부를 파내어 기초를 노출시키고, 콘크리트 플랫폼을 설계하여 전시물을 배치했다. 출입구, 계단, 가구 등의 세심한 디테일링은 옛것과 새것 사이의 끊임없는 대화를 만들어내며, 역사를 "현재 속에서 활기차고 유의미하게" 유지시킨다.16

 

2.3.2 브리온 묘지

 

이 프로젝트는 '서사적 건축(narrative architecture)'의 정수로 평가받는다. 스카르파는 콘크리트, 금속, 물과 같은 재료의 조합을 통해 시적인 풍경을 창조하며 방문객들을 성찰로 이끈다.16 특히 콘크리트 벽의 수직 슬릿에 작은 금속 요소를 삽입하여 만든 '전망 장치(viewing device)'는 그의 접근법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이 작은 현대적 디테일은 역사적이고 자연적인 맥락에 대한 경험을 특정 지점에 집중시키고 강화하는 역할을 한다.15

팔림세스트는 단순히 현상을 묘사하는 은유를 넘어, 설계를 위한 규범적이고 윤리적인 틀을 제시한다. 이는 모더니즘의 '타불라 라사(tabula rasa, 백지상태)'와 포스트모더니즘의 피상적인 인용 경향을 모두 거부한다. 대신, 건축가에게 장소의 역사에 대한 깊은 고고학적 탐구를 요구하며, 무엇을 보존하고, 무엇을 지우고, 과거를 존중하면서도 현재의 독자성을 주장하는 새로운 층을 어떻게 추가할 것인지에 대한 의식적이고 방어 가능한 결정을 내리도록 강제한다. 스카르파의 작업에서 볼 수 있듯이, 재료와 재료가 만나는 '접합부(joint)'는 바로 이러한 역사적 층위 간의 대화가 협상되고 명시적으로 드러나는 장소가 된다. 이로써 건축가의 역할은 단독 '저자'에서 '시간과의 협력자'로 변모하며, 시간 자체가 설계 과정에 참여하는 능동적인 행위자가 된다.14

 

제3부 건축의 경험: 감각, 사회, 그리고 의미



3.1 현상학적 접근: 페터 춤토르와 함께 분위기 만들기

 

건축의 의미는 객체의 존재나 역사적 맥락뿐만 아니라, 인간의 살아있는 감각적 경험에서도 비롯된다. 현상학은 이러한 체험의 우위성을 강조하는 철학이며, 스위스 건축가 페터 춤토르(Peter Zumthor)의 작업에서 그 건축적 구현을 찾을 수 있다.

춤토르의 핵심 사상은 우리가 건물의 형태 자체보다는 그 안에서 느꼈던 '감정'을 기억한다는 것이다.17 건축은 소리, 냄새, 재료의 촉감과 같은 우리의 감각을 통해 창조된다.17 그의 설계 과정에서 기억은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이는 건축가 자신의 "사적이고 개인적인 기억과 경험"일 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가 공유하는 삶의 공통 기반, 즉 '집단적 기억'과도 연결된다. 춤토르는 깊은 개인적 감각일수록 모든 인간에게 공통된 보편성에 도달할 수 있다고 믿는다.17

이러한 기억과 감각을 바탕으로 춤토르는 건축의 **'분위기(Atmosphere)'**를 창조한다. 분위기는 작품이 그 고유한 구성을 통해 만들어내는 감각의 총체다.18 이는 설계 초기 단계의 '기억-이미지(memory-image)' 속에 담긴 특정 감각을 구현하기 위해 재료와 구축 방식에 대한 끊임없는 실험을 통해 달성된다.18

 

3.2 공간의 사회적 논리: 공간구문론으로 보이지 않는 구조 밝히기

 

춤토르의 직관적이고 질적인 접근법과 대조적으로, 공간구문론(Space Syntax)은 건축 환경의 사회-공간적 조직을 분석하기 위한 과학적이고 정량적인 방법을 제공한다.19 빌 힐리어(Bill Hillier)와 줄리엔 핸슨(Julienne Hanson)에 의해 개발된 이 이론은 건물과 도시의 공간적 배치가 사회적 활동의 수동적인 배경이 아니라, 사회가 작동하는 방식에 능동적으로 기여하는 요소라고 주장한다.21

공간구문론은 공간을 네트워크로 분석하며, 다음과 같은 핵심 분석 개념을 사용한다.

  • 표현(Representation): 공간을 축선(axial lines)이나 볼록 공간(convex spaces)과 같은 기본 단위로 분해하여 그래프로 표현한다.22
  • 통합성(Integration): 특정 공간에서 다른 모든 공간에 도달하기 위해 필요한 방향 전환(회전)의 수를 측정하는 지표다. 통합성이 높은 공간은 일반적으로 보행자 통행량이 많은 경향이 있다.22
  • 선택성(Choice): 공간이 다른 공간들 사이의 최단 경로상에 얼마나 많이 위치하는지를 측정하는 지표로, '통과 동선(through-movement)'의 잠재력을 나타낸다. 이는 종종 차량 통행량과 높은 상관관계를 보인다.22

이러한 도구들은 공간의 '외재적'이고 보이지 않는 속성을 드러내며, 설계 결정이 이동, 상호작용, 안전과 같은 사회 현상에 미칠 영향을 예측하게 해준다.19

 

3.3 의미의 정치학: 건축 포퓰리즘과 경합하는 공간

 

건축의 의미는 개인의 경험이나 시스템적 관계에 의해서만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정치적으로 구성되고 경합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건축 포퓰리즘(architectural populism)'은 기성 '엘리트'에 대항하여 '보통 사람들'에게 호소하는 전략으로 이해될 수 있다.23

이러한 현상은 미디어, 정치, 미학의 삼각관계 속에서 전개된다.23 예를 들어, 신고전주의 양식의 이미지는 전통과 안정을 환기시키기 위해 사용되는 반면, 모더니즘 건축은 종종 비인간적이고 엘리트주의적인 것으로 비판받는다.23 흥미로운 점은 건축과 같은 엘리트 전문직이 '민중'을 대변한다고 주장하며, 자신들이 속한 분야의 엘리트에 대항하여 포퓰리즘적 수사를 채택하는 내재적 모순이다.24 이는 의미에 대한 논의에 비판적 사회 이론의 층위를 더한다.

 

표 1: 건축적 의미에 대한 이론 비교 분석

 

기준 객체지향 존재론 (OOO) 현상학 (예: 춤토르) 공간구문론 (힐리어)
의미의 소재 관찰자와 무관하게 존재하는 객체 자체의 자율적이고 후퇴하는 실재 건축 환경과 상호작용하는 인간 신체의 주관적이고 살아있는 감각적 경험 사회적 패턴을 생성하는 공간 네트워크의 객관적인 배치 관계
인간의 역할 다른 객체들 중 하나의 객체. 그의 인식은 부분적이며 객체의 실재를 정의하지 못함 의미의 원천이자 중재자인 중심적 주체. 감각, 기억, 감정을 통해 의미를 생성 공간 배치에 의해 행동(이동, 상호작용)이 확률적으로 형성되고 예측되는 사회적 행위자
주요 방법론 철학적 사변. 객체의 실재를 '어렴풋이 보기' 위한 미학적 참여 '분위기'를 만들기 위한 재료, 빛, 형태에 대한 직관적이고 시적인 실험 공간 네트워크의 수학적 모델링을 통한 정량적 그래프 기반 분석. 통합성, 선택성 등 측정
핵심 개념 후퇴 (Withdrawal) 분위기 (Atmosphere) 통합성 (Integration)

위에 제시된 세 가지 이론은 상호 배타적인 것이 아니라, 건축적 의미를 분석하는 서로 다르지만 모두 필수적인 축척(scale)을 대표한다. 즉, 존재론적(사물 그 자체), 현상학적(개인의 경험), 그리고 사회학적(집단적 패턴) 축척이다. 견고한 개인의 건축론은 이러한 축척들을 탐색하고 종합할 수 있어야 한다. 건물은 물리적 속성을 지닌 객체(OOO)로 존재하고, 개인의 감각을 통해 경험되며(현상학), 집단적 삶을 구조화하는 더 큰 도시 및 사회 시스템의 일부(공간구문론)로서 동시에 존재한다. 이 중 어느 한 축척이라도 고려하지 않는다면 불완전한 건축으로 귀결될 수 있다. OOO에만 기반한 건축은 개념적으로 흥미롭지만 거주 불가능할 수 있고, 현상학에만 치우친 건축은 개인에게는 아름답지만 도시적 맥락에서는 실패할 수 있으며, 공간구문론에만 의존한 건축은 효율적이지만 영혼이 없을 수 있다. 따라서 이 표의 가치는 어느 한 이론을 선택하도록 돕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건축과 의미'에 대한 완전한 이해가 다중 축척적 접근을 요구함을 보여주는 데 있다. 개인의 건축 '론'은 이러한 다양한 건축 인식 방식을 어떻게 우선순위를 정하고, 연관시키며, 종합할 것인지를 정의해야 한다.

 

제4부 건축의 제작: 과정, 재현, 그리고 매개



4.1 구축법의 정직성: 과정의 노출

 

건축의 의미는 구축 과정 자체의 가독성으로부터 도출될 수 있다. 건물의 구조, 즉 '뼈대'를 노출하는 것은 그것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서 있는지를 드러내며, 일종의 구축적 정직성(tectonic honesty)을 창조한다.25

 

4.1.1 미학적 함의

 

구조를 노출하는 것은 미학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쳐, 구조 부재를 주요 시각 요소로 전환시킨다.26 이는 리듬, 질감, 스케일을 만들어내고 건물의 내재적 논리를 시각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25 구조 표현주의(Structural Expressionism)에서처럼, 구조와 건축 형태 사이의 조화는 장식이나 양식적 치장을 넘어선 미학적 표현의 핵심이 된다.28

 

4.1.2 기술적 요구사항

 

그러나 이러한 접근은 결코 간단하지 않다. 건축가는 설계의 결과물을 통제하기 위해 스팬(span)의 한계, 내화 요건, 제작 방식, 접합부 디테일링 등에 대해 고도의 기술적 지식을 갖추어야 한다.26 구조는 설계가 끝난 후 덧붙이는 것이 아니라, 개념 단계에서부터 구조적으로 사고해야 하는 필수적인 요소가 된다.

 

4.2 이미지의 유혹: 건축적 재현에 대한 비판

 

논의의 초점을 물리적 객체에서 그것의 재현(representation)으로 옮겨보면, 건축 이미지가 어떻게 의미를 창조하고 때로는 왜곡하는지를 분석할 수 있다.

 

4.2.1 극사실주의 비판

 

사진처럼 사실적인 렌더링(photorealistic rendering)은 종종 불편한 세부 사항을 숨기고 의미 있는 실체가 결여된 '번지르르한 이미지(glossy images)'에 불과하다는 비판을 받는다.29 특히 다음과 같은 기법들이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것으로 지적된다.

  • '그린워싱(Greenwashing)': 비현실적이고 비실용적인 양의 완벽한 녹지를 묘사하는 것.29
  • 부정확한 인물 배치(Entourage): 항상 행복하고 다양성이 결여된 인물들을 배치하여 비현실적인 사회적 기대를 만들어내는 것.29
  • 불필요한 효과: 의미 없는 렌즈 플레어(lens flare)나 왜곡된 광각 뷰를 사용하여 잘못된 원근감을 조성하는 것.29

 

4.2.2 렌더링 대 현실

 

이는 21세기 건축의 '진정한' 재현이 과연 무엇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으로 이어진다. 렌더링 속의 '비전, 환상, 열망의 가상 세계'인가, 아니면 타협의 산물인 '불완전한 구축의 지루한 현실'인가? 30 이는 순수한 초기 개념과 그것의 불완전한 실행 사이의 가치에 대한 심오한 질문을 제기한다. 한편, 인물 배치가 비판의 대상이 되기도 하지만, 건축 사진 속 인물은 스케일, 기능, 감정을 전달하며 건축을 '등장인물을 위한 무대'로 만드는 강력한 서사적 역할을 수행하기도 한다.31

 

4.3 번역으로서의 건축: 포스트-미디엄 조건

 

영 & 아야타(Young & Ayata)와 같은 건축가들은 건축이 단일 매체로 정의될 수 없는 '포스트-미디엄(post-medium)' 작업이라고 주장하며, 이 문제에 대한 정교한 이론을 제시한다.32

이 관점에서 드로잉, 모델, 렌더링, 텍스트, 그리고 최종 건물은 모두 동등하게 중요한 사변적 제안이다. 가장 도발적인 건축 작업의 영역은 이러한 다중 매개(multiple mediations)를 통해 생성되는 '긴장, 중첩, 마찰'에 있다.32 핵심 개념은 **'번역(Translation)'**이다. 아이디어는 하나의 매체에서 다른 매체로(예: 디지털 모델에서 물리적 프로토타입으로) '번역'되면서 필연적으로 변형된다. 건축가의 핵심 기술은 바로 이러한 변형을 협상하는 것이다.32 이는 '렌더링 대 현실'의 문제를 실패가 아닌, 건축 과정에 내재된 생산적인 부분으로 재구성한다.

이 세 가지 주제—구조 노출, 이미지 비판, 매체 간 번역—를 관통하는 통일된 주제는 '진정성(authenticity)'에 대한 탐구다. 구조를 노출하는 것은 구축의 진정성을 추구하는 행위다. 렌더링에 대한 비판은 그것의 비진정성에 대한 반작용이다. 포스트-미디엄 접근법은 단일한 '진정한' 재현을 주장하는 대신, 설계 과정에 내재된 번역과 변형을 정직하게 인정함으로써 과정의 진정성을 찾는다. 이는 건축을 만들고 소통하는 것에 대한 개인의 입장을 정의하는 강력한 틀을 제공한다. 진정성은 존재에 있는가, 묘사에 있는가, 아니면 과정에 있는가?

 

제5부 이론의 정위: 한국 건축 담론



5.1 전통과 근대의 고뇌: 비판적 개관

 

앞서 논의된 보편적 이론들을 한국이라는 특수한 맥락에 위치시키는 작업은 개인의 건축론을 정립하는 데 필수적이다. 한국 현대건축은 1960년대 이래로 '전통성'에 대한 논쟁을 지속해왔다.33

핵심 문제는 (일본을 경유했거나 직접적으로 수용한) 서구 양식의 일방적 도입과 한국전쟁 이후의 경제 제일주의적 개발 집중으로 인해 '전통과의 단절'이 발생했다는 점이다.33 기능주의가 문화적 성찰을 압도하는 과정에서 한국 건축은 "진정한 전통성과 지역성을 상실"하게 되었다.

 

5.2 비평의 목소리: 배형민과 김광현

 

한국의 주요 건축 비평가들의 관점은 이 복잡한 상황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5.2.1 배형민

 

건축사학자 배형민은 '공간'이나 '구축법'과 같은 핵심적인 서구 건축 개념들이 한국적 맥락에서는 '불확실한 개념'이라고 주장한다.35 그는 한국 근대 건축 서사의 출발점으로서 **'파편(fragment)'**이라는 개념을 제시한다. 이는 온전한 전통의 계승이 불가능한 단절의 상황을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논의를 시작해야 함을 의미한다.35 특히 주목할 점은, 그가 젊은 세대의 건축가들이 "진정으로 한국적으로 보이려고" 애쓸 필요가 없다고 주장하는 대목이다. 한국의 독특한 사회적, 제도적, 문화적 조건들과 깊이 있게 씨름하는 것만으로도 그들의 작업은 **"필연적으로 한국적인 것"**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36 이는 양식적으로 적용된 정체성이 아닌, 내재적으로 발현되는 진정한 정체성을 추구하라는 요청이다.

 

5.2.2 김광현

 

김광현의 비평은 또 다른 관점을 제시한다. 그는 김중업의 주한 프랑스 대사관과 같이 '프랑스적 기품과 한국적 정서'의 결합으로 찬사받는 작품조차도, 그 이면에는 '근대건축의 고뇌의 부재와 기술 신화'를 감추고 있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37 그는 건물이 후대에 변형된 모습을 보며 "우리는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건축을 해롭게 하였는가"라고 탄식하는데, 이는 건축물의 삶과 온전함에 대한 깊은 존중과 우려를 보여준다.37

 

5.3 개인적이고 비판적인 지역주의를 향하여

 

결론적으로, 한국적 맥락에서 개인의 건축론을 수립하는 과제는 앞서 탐구한 보편 이론들을 비판적으로 적용하는 것이다. 이는 '비판적 지역주의(critical regionalism)'의 한 형태로 볼 수 있다.33

  • **팔림세스트 이론(제2부)**은 한국 건축가들이 삭제된 전통의 '유령'과 압축적 근대화 시기의 '유물'을 비판적으로 읽어내는 방법론을 제공할 수 있다.
  • **현상학적 접근(제3부)**은 지배적인 기능주의 양식을 넘어, 재료, 감각, 분위기에 기반한 건축적 대안을 모색하는 길을 열어준다.
  • **구축의 진정성(제4부)**에 대한 집중은 수입된 미학이 아닌, 지역의 시공 현실과 재료에 기반한 건축 언어를 단련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한국 건축의 정체성 탐구는 '전통'과 '근대' 사이의 단순한 선택이 아니다. 그것은 식민, 전쟁, 분단, 그리고 초고속 압축 성장이라는 '외상 후적(post-traumatic)' 맥락 속에서의 복잡한 협상 과정이다. 배형민의 '파편' 개념과 양식적 '한국성'에 대한 거부는 더 심오한 길을 가리킨다. 진정성은 옛 형태를 복제하는 데서 오는 것이 아니라, 오늘날 한국의 파편화되고 혼성적이며 종종 모순적인 현실로부터 새로운 형태를 창조해내는 데서 발견된다. 따라서 건축가의 개인적 이론은 복고나 순수주의가 아닌, 종합과 치유의 이론이어야 한다. 전통과 근대 사이의 긴장과 모순은 숨겨야 할 문제가 아니라, 풍부하고 복합적이며 진정으로 동시대적인 한국 건축을 위한 바로 그 원천 재료가 된다.

 

결론: 개인의 건축 '론(論)' 구축하기

 

이 연구는 건축과 의미에 대한 개인의 건축론을 정립하기 위한 지적 토대를 탐색했다. 이는 정답을 제공하기보다는, 건축가가 자신의 이론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스스로에게 던져야 할 근본적인 질문들을 명확히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강력한 개인의 건축론은 고정된 교리가 아니라, 다음과 같은 핵심적인 변증법적 긴장 속에서 자신의 위치를 설정하고 끊임없이 질문하는 역동적인 사유의 틀이다.

  • 존재론(Ontology): 의미는 객체 자체에 내재하는가(OOO), 아니면 주체의 경험 속에 존재하는가(현상학)? 혹은 관계의 시스템(공간구문론) 속에 있는가?
  • 시간성(Temporality): 건축가는 새로운 것의 저자인가, 아니면 역사적 팔림세스트의 편집자인가?
  • 과정(Process): 의미는 만들기의 진정성(구축법)을 통해 생성되는가, 아니면 재현의 매개(포스트-미디엄)를 통해 생성되는가?
  • 맥락(Context): 보편적 이론 담론과 지역적(한국적) 조건의 특수한 요구 사이의 관계를 어떻게 탐색할 것인가?

이러한 질문들에 대한 자신만의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야말로 개념적으로 엄밀하면서도 세상과 의미 있게 관계 맺는 건축 실천을 구축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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