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원리인가, 요소인가
건축 담론에서 바이오미미크리(biomimicry)라는 개념은 종종 형태적 유비(analogy)의 유혹적인 사례로 등장한다. 생물학(bio)과 모방(mimicry)의 합성어인 이 용어는 자연의 형태나 시스템에서 영감을 얻어 인간의 문제를 해결하는 디자인 접근법을 지칭한다.1 그러나 이 개념의 가장 심오한 교훈은, 한 건축학 교수의 통찰력 있는 경고처럼, 우리가 모방해야 할 것이 유기체의 ‘형태(form)’가 아니라 그것을 지배하는 근원적인 ‘원리(principle)’라는 점에 있다. 거미줄의 구조적 효율성을 디자인에 적용하고자 할 때, 최종 결과물이 거미줄처럼 보일 필요는 없다는 이 명제는 비단 바이오미미크리라는 특정 디자인 방법론에 국한되지 않는다. 이는 건축이 참조와 영감의 대상을 다루는 방식, 나아가 건축이라는 지적 활동의 본질 자체를 관통하는 핵심적인 질문을 제기한다.
최근 한국 건축계에서는 ‘한국성’에 대한 논의가 재점화되며 전통 버내큘러(vernacular) 디자인을 재조명하려는 시도가 빈번해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흐름은 종종 노스탤지어에 기반한 ‘레트로(retro)’ 감성과 구분되지 않는 모호함 속에서 표류한다. 이러한 현상의 기저에는 버내큘러 건축에 대한 접근이 그것을 탄생시킨 생성적 ‘원리’가 아닌, 시각적으로 인지 가능한 ‘요소(element)’의 차원에서 이루어지고 있다는 근본적인 문제가 자리한다. 그 결과, 버내큘러에 대한 논의는 “과거 한국에서 자주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요소들의 적당한 짜깁기”로 귀결되며, 이는 필연적으로 감각적 이미지에 호소하는 피상적인 결과물로 나타난다. 소위 ‘힙(hip)’하다고 여겨지는 이미지를 생산하는 데 몰두하지만, 왜 과거의 것이 ‘힙’하게 여겨지는지에 대한 성찰은 부재한 채, 미디어에 의해 부여된 이미지들의 원칙 없는 콜라주만이 양산될 뿐이다.
흥미롭게도 이러한 비판은 정반대의 지점에 서 있는 것처럼 보이는 또 다른 경향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한국의 전통이 아닌, 발레리오 올지아티(Valerio Olgiati)나 크리스트 & 간텐바인(Christ & Gantenbein)과 같은 스위스 건축가들의 미학을 정신적 지주로 삼는 조류 역시, 그들의 건축을 지배하는 엄격한 내적 논리, 즉 ‘원리’를 탐구하기보다는 그들의 결과물에서 나타나는 시각적 ‘요소’—예컨대 모노리딕한 재료의 사용, 기하학적 형태의 중첩—를 모방하는 데 그치는 경향을 보인다. 이는 디자인이 요소에 대한 개인적 선호의 문제가 아님을 명백히 보여준다. 디자인은 원리(principle)이며, 규칙(rule)이고, 나아가 하나의 지적 기율(discipline)이다.
본 보고서는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현대 한국 건축계에 만연한 ‘요소 중심적 콜라주’ 현상을 비판적으로 분석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먼저 바이오미미크리와 크리스토퍼 알렉산더(Christopher Alexander)의 이론을 통해 ‘원리 기반 디자인’과 ‘요소 기반 디자인’의 근본적인 차이를 규명하는 이론적 틀을 구축할 것이다. 이후 이 틀을 적용하여 한국 버내큘러의 피상적 재현과 스위스 아방가르드의 형태적 모방이라는 두 가지 현상을 심층적으로 해부한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현상의 배후에 있는 디지털 이미지 경제, 특히 소셜 미디어의 알고리즘적 논리를 분석함으로써, 오늘날 건축이 어떻게 이미지 생산의 논리에 종속되어 그 본질적 기율을 상실하고 있는지를 진단하고, 원리에 기반한 건축적 실천의 회복 가능성을 모색하고자 한다.
제1부 생성적 원리: 자연과 언어로부터의 교훈
본 보고서의 비판적 논지를 전개하기 위한 이론적 토대는 디자인을 생성적 시스템(generative system)으로 이해하는 관점과 임의적인 콜라주(collage)로 간주하는 관점 사이의 근본적인 이분법에 기초한다. 이 장에서는 바이오미미크리의 심층적 이해와 크리스토퍼 알렉산더의 ‘패턴 언어(Pattern Language)’ 이론을 통해, 원리 기반 디자인이 어떻게 복잡하고 살아있는 전체를 생성해내는 반면, 요소 기반의 콜라주는 어떻게 생명력 없는 단편들의 집합에 머무르는지를 규명한다.
1.1 형태가 아닌 원리를 해킹하다: 바이오미미크리의 심층적 이해
바이오미미크리의 가장 혁신적이고 지속가능한 적용 사례들은 자연의 외형을 모방하는 데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그 기저에 있는 원리, 과정, 그리고 생태계의 논리를 에뮬레이션(emulation)하는 데서 비롯된다. 이 개념을 깊이 있게 이해하는 것은 요소의 차용과 원리의 적용 사이의 간극을 명확히 하는 첫걸음이다.
바이오미미크리는 크게 세 가지 수준으로 구분될 수 있다: 형태 모방(mimicking form), 자연의 메커니즘 또는 과정 모방(mimicking natural mechanisms), 그리고 생태계로부터의 학습(learning from ecosystems).1 인도의 로터스 템플(Lotus Temple)이 연꽃잎의 형태를 직접적으로 차용한 것처럼 형태 모방은 심미적으로 만족스러울 수 있다.1 그러나 진정으로 심오한 기능적, 지속가능한 이점을 창출하는 것은 과정과 시스템의 에뮬레이션이다.
이러한 원리 기반 접근의 정수는 짐바브웨 하라레에 위치한 이스트게이트 센터(Eastgate Centre)에서 명확하게 드러난다. 건축가 믹 피어스(Mick Pearce)는 건물이 흰개미집처럼 ‘보이도록’ 설계하지 않았다. 대신, 그는 흰개미가 사용하는 패시브 환기 및 열 질량 조절의 ‘원리’를 해킹했다.3 건물 중앙의 아트리움, 높은 열용량을 가진 콘크리트 구조체, 그리고 옥상의 굴뚝 시스템은 흰개미집의 ‘형태’가 아닌 ‘기능’을 복제한다. 그 결과 이 건물은 유사한 규모의 일반적인 건물에 비해 단 10%의 에너지만으로 냉난방을 해결하는 혁신을 이루었다.5 심지어 건물의 파사드 디자인에는 열 방출을 위해 표면적을 극대화하는 선인장의 원리까지 부차적으로 적용되었다.4 이 사례는 ‘형태가 아닌 원리를 모방하라’는 명제가 단순한 수사를 넘어 구체적인 방법론임을 증명한다.
또 다른 탁월한 사례는 일본의 신칸센 500 시리즈 고속열차이다. 이 프로젝트가 해결해야 했던 문제는 열차가 터널에 진입하고 빠져나올 때 발생하는 공기 압축으로 인한 ‘터널 붐(tunnel boom)’이라는 강력한 소음이었다.9 열렬한 조류 관찰가였던 엔지니어 나카츠 에이지(Eiji Nakatsu)는 물총새(kingfisher)가 저항이 낮은 매질(공기)에서 저항이 높은 매질(물)로 최소한의 물보라를 일으키며 뛰어드는 능력의 원리를 파악했다.9 해결책은 열차의 앞부분을 단순히 새처럼 보이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물총새 부리가 가진 유체역학적/공기역학적 ‘원리’를 모델링하는 것이었다.12 그 결과는 정량적으로 입증되었다. 열차는 더 조용해졌을 뿐만 아니라, 속도는 10% 증가하고 전력 소비는 15% 감소했다.12
이 두 사례의 성공은 ‘추상화(abstraction)’라는 핵심적인 지적 과정에 기반한다. 디자이너들은 대상(흰개미집, 물총새 부리)을 복사한 것이 아니라, 기능적 원리를 식별하고, 번역하며, 추상화하여 완전히 다른 맥락(건물, 기차)에 적용했다.1 산업 디자이너 칼 하스트리히(Carl Hastrich)가 개발한 ‘바이오미미크리 나선(biomimicry spiral)’—문제 식별(Identify), 생물학적 용어로 번역(Translate), 자연에서 발견(Discover), 원리 추상화(Abstract), 디자인 전략으로 모방(Emulate), 평가(Evaluate)—은 이러한 구조화되고 기율 잡힌 디자인 방법론을 명확히 보여준다.1 요소 중심의 콜라주 접근법은 바로 이 결정적인 번역과 추상화 단계를 건너뛴다. 그들은 자연에서 형태를 ‘발견’하자마자, 그것을 조악하게 ‘모방’하는 단계로 직행한다. 이는 단순히 취향의 실패가 아니라, 근본적인 방법론의 실패를 의미한다.
1.2 생성적 시스템으로서의 디자인: 크리스토퍼 알렉산더의 ‘패턴 언어’
원리 기반 디자인을 위한 강력한 이론적 모델은 건축가이자 이론가인 크리스토퍼 알렉산더의 ‘생성 문법(generative grammar)’ 개념에서 찾을 수 있다. 그는 일관성 있는 건축 언어가 자연어와 마찬가지로 고정된 객체들의 집합이 아니라, 무한한 수의 독특하고, 맥락에 적합하며, ‘살아있는’ 해결책을 생성할 수 있는 규칙(원리)의 시스템이라고 주장한다. 이는 생명력 없는 콜라주가 가진 정적인 특성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알렉산더는 ‘전체로서의 시스템(system as a whole)’과 ‘생성 시스템(generating system)’을 핵심적으로 구분한다. 전자가 완성된 객체를 바라보는 관점이라면, 후자는 조합의 규칙을 가진 부품들의 키트(kit of parts)이다.14 요소 기반의 콜라주 비판은 건축을 단지 ‘전체로서의 시스템’, 즉 하나의 이미지로만 구상하는 경향을 겨냥하는 반면, 본 보고서는 ‘생성 시스템’, 즉 일련의 원리에 의해 생산되는 건축을 옹호한다.
알렉산더의 대표작 『패턴 언어(A Pattern Language)』는 스타일북이 아니라, 253개의 상호 연결된 패턴으로 구성된 생성 문법으로 제시된다.15 각 패턴은 문제, 맥락, 그리고 해결책, 즉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가에 대한 규칙을 기술한다.15 이 언어는 도시의 규모에서 문손잡이의 규모에 이르기까지 위계적으로 구성되어, 원리가 어떻게 다양한 스케일에서 작동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15 이 생성 시스템의 목표는 ‘전체성(wholeness)’ 또는 ‘살아있는 구조(living structure)’를 창조하는 것인데, 이는 자연에서 발견되는 질서처럼 자연스럽고 필연적으로 느껴지는 질서를 의미한다.16 이는 알렉산더의 작업을 바이오미미크리의 이상과 연결시킨다. 두 접근법 모두 잘 작동하는 시스템(자연/전통)으로부터 인공적인 시스템(건축)으로 원리를 이전하고자 하기 때문이다.17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요소들의 ‘원칙 없는 콜라주’는 근본적으로 반-생성적(anti-generative)이다. 이 접근법은 건축의 역사와 선례를 학습하고 구사해야 할 살아있는 원리의 언어로 보지 않고, 추출할 수 있는 스타일적 요소들이 가득한 유한한 채석장으로 취급한다. 노암 촘스키(Noam Chomsky)의 언어학에 영향을 받은 생성 문법은 심층적인 구조적 규칙에 따라 작동하기 때문에 무한하고 새로운 문장을 만들어낼 수 있다.14 반면 콜라주는 기존 파편들의 유한한 조합에 불과하다. 그것은 새로운 것을 생성할 수 없으며, 단지 낡은 것을 재배열할 뿐이다. 궁서체 간판을 붙이거나 옛 종로의 풍경을 콜라주하는 행위는 건축을 파편의 집합으로 다루는 완벽한 예이다. 이는 두 접근법이 시간과 역사에 대해 근본적으로 다른 개념을 가지고 있음을 드러낸다. 생성적 접근은 역사를 살아있고 진화하는 지식의 시스템으로 보는 반면, 콜라주 접근은 역사를 정적이고 죽어있는 이미지의 컬렉션으로 간주한다.
| 기준 | 요소 기반 디자인 (콜라주) | 원리 기반 디자인 (생성 시스템) |
| 핵심 유비 | 형태 복사로서의 바이오미미크리 (예: 꽃 모양 건물) | 원리 해킹으로서의 바이오미미크리 (예: 이스트게이트 센터) |
| 이론 모델 | 정적 조합 / 파스티슈(Pastiche) | 생성 문법 (크리스토퍼 알렉산더) |
| 방법론 | 가산적, 임의적 선택 ("짜깁기") | 시스템적, 규칙 기반 변형 ("추상화와 에뮬레이션") |
| 선례와의 관계 | 모티프와 요소의 인용 | 논리와 원리의 변형 |
| 구조(Tectonic) 논리 | 무대장치적, 부가적 (이미지 중심) | 통합적, 시스템적 (구조 중심) |
| 맥락의 역할 | 노스탤지어 또는 스타일 효과를 위한 배경 | 결과를 형성하는 생성적 힘 |
| 주요 매체 | 디지털 이미지 ("인스타그램어블"한 컷) | 체험되는, 분위기 있는 공간 |
| 건축적 결과 | 기호의 집합; "키치(Kitsch)" (그린버그) | 일관성 있는, 살아있는 전체 |
제2부 오해된 버내큘러: 요소로서의 노스탤지어, 원리로서의 전통
제1부에서 구축한 이론적 틀을 바탕으로, 이 장에서는 현대 한국 건축계의 피상적인 버내큘러 부흥 현상을 분석한다. 이 경향은 버내큘러를 (요소의 집합인) 하나의 ‘스타일’로 취급하고, (원리의 시스템인) 하나의 ‘기율’로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실패한다는 점을 논증할 것이다.
2.1 버내큘러의 본질: 진화된 원리의 시스템
버내큘러 건축은 역사적 형태의 집합이 아니라, 지역적 자원을 사용하여 특정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고도로 정교하게 진화된 원리의 시스템으로 정의되어야 한다. 그 ‘아름다움’은 미학적 목표 자체가 아니라, 깊은 논리의 부산물이다.
버내큘러 건축의 정의는 지역의 필요, 건설 자재의 가용성, 그리고 지역 전통에 기반하여 설계된 건축 양식이며, 종종 정규 교육을 받은 건축가 없이 지역 장인들의 기술과 전통에 의존한다.20 그것은 유행이 아닌 ‘효용성’을 위한 건축이다.21 버내큘러 건축은 근본적으로 그 지역의 거시 기후에 의해 지배된다.22 추운 기후의 건물들은 높은 열 질량을 가지는 반면, 더운 기후의 건물들은 맞통풍을 위해 설계된다. 이는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Form Follows Function)’는 명제의 가장 진정한 의미에서의 실현이다.
버내큘러는 "우리 이전 수 세기의 삶에 의해 형성된 디자인 언어, 토착 재료, 그리고 건축 전통의 패치워크"이다.24 이는 공동체가 적절하고 지속 가능하게 건축할 수 있도록 하는, 알렉산더의 ‘패턴 언어’와 유사한, 정제되고 공유된 지식 체계이다.23 그것은 특정한 ‘모양’을 달성하려는 욕구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필요로부터 유기적으로 발생한다.24
따라서 진정한 버내큘러 건축은 ‘원리 기반 디자인’의 궁극적인 예시이다. 그 형태들은 기후 대응, 재료 효율성, 문화적 관습을 지배하는 복잡한 규칙들의 직접적인 물리적 발현이다. 그러므로 버내큘러로부터 진정으로 배우는 것은 그것의 ‘어휘’만이 아니라 ‘문법’을 배우는 것이다. 버내큘러의 정의 자체가 지역적 필요, 기후, 재료에 대한 반응성을 강조한다.20 이는 특정한 건축적 해결책을 생성하는 제약과 기회의 시스템이다. 예를 들어, ‘더운 기후에서 맞통풍을 허용하라’는 원리는 큰 개구부나 다공성 벽이라는 ‘요소’를 생성한다. 따라서 그것을 생성한 원리(예: 강우, 일사량, 목구조의 하중 관리)를 이해하지 않고 한옥의 지붕 형태와 같은 ‘요소’를 복사하는 것은 무의미한 행위이다. 이는 바이오미미크리 유비와 직접적으로 연결된다. 흰개미집 환기의 원리를 이해해야 하는 것처럼, 한옥의 기후적, 구조적 시스템의 원리를 이해해야만 그것으로부터 의미 있게 배울 수 있다.
2.2 ‘한옥 스타일’과 원리의 죽음: ‘뉴트로’ 콜라주 비판
이 절에서는 현대 한국 건축, 특히 한옥 미학의 상업화에서 나타나는 ‘뉴트로(Newtro)’ 경향을 직접적으로 비판한다. 이 경향은 노스탤지어적 요소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전통 한국 건축의 핵심 원리를 적극적으로 무시하고 종종 위반하며, 그 결과 건축이 아닌 무대장치에 불과한 ‘원칙 없는 콜라주’를 낳는다.
현대의 한옥은 종종 구조적 취약성, 부실한 단열, 높은 비용 등의 문제에 시달리는데, 이는 현대 생활에 맞게 그 원리를 진화시키는 데 실패했음을 나타낸다.25 과학적 근거 없이 황토와 같은 특정 재료에 대한 교조적인 집착은 혁신을 저해하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26 정부 정책 역시 한옥을 피상적인 요소(예: 목구조, 기와지붕)로 정의함으로써 원리의 진화보다는 ‘형태’의 보존을 강제하는 경향이 있다.28 이는 심지어 콘크리트 건물 위에 한옥 스타일의 지붕을 얹는 것과 같은 부조리한 결과를 낳기도 한다.29
“과거 한국에서 자주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요소들의 적당한 짜깁기”라는 비판은 상업적 트렌드에서 직접적으로 관찰된다. 예를 들어, 익선동과 같은 곳에서는 건물의 외형은 한옥으로 유지하면서도 내부는 상업적 편의를 위해 무분별하게 개조되어 본래의 공간적 논리가 파괴된다.30 이는 원리보다 이미지를 우선시하는 경향의 전형이다. 성수동에서 낡은 공장을 ‘힙한’ 카페로 개조하는 트렌드 역시 깊은 관계 맺기 없이 미학적으로 전유한다는 점에서 유사한 논리를 따른다.31
이러한 경향에 대한 비판적 대안은 건축가 김수근의 ‘공간 사옥’에서 찾을 수 있다. 이 건물은 한옥이 아니지만, 한국 전통 건축의 ‘원리’를 성공적으로 재해석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인간적인 스케일, 전통 가옥과 마당을 거니는 듯한 복합적이고 다양한 공간 시퀀스, 그리고 검은 벽돌의 촉각적 사용 등이 그것이다.32 건물의 복잡하고 미로 같은 동선과 다양한 층고는 전통 건물의 ‘요소’를 복사하는 대신 역동적인 공간적 여정이라는 ‘원리’를 구현한다.33 이는 원리의 성공적인 번역 사례이다.
‘뉴트로’ 버내큘러 트렌드는 단순히 디자인의 실패가 아니라, 급속한 개발 중심 사회에서 노스탤지어를 상품화하는 더 넓은 문화적 조건의 증상이다. 한국의 건축 개발은 극도로 빠르고 이윤 중심적인 건설과 파괴의 순환, 즉 ‘인스턴트 건축(Instant Architecture)’으로 특징지어져 왔다.36 이는 동질성과 장소성의 부재를 낳는 환경을 조성한다.38 이러한 환경에서 안정적이고 ‘진정한’ 과거의 이미지는 가치 있는 상품이 된다. ‘뉴트로’ 트렌드는 이러한 이미지(한옥의 요소, 낡은 공장)를 추출하여 상업적 브랜딩으로 재배치하며, 소비와 소셜 미디어 공유를 위해 디자인된 공간을 창출한다. 이 과정은 원리가 제거될 것을 요구하는데, 왜냐하면 원리는 복잡하고 맥락 의존적이며 쉽게 상품화되지 않기 때문이다. 한옥 지붕의 ‘이미지’는 팔기 쉽지만, 그 구조와 기후 성능의 복잡한 ‘논리’는 그렇지 않다. 따라서 건축적 실패는 마케팅 전략으로서의 성공의 직접적인 결과이며, ‘원칙 없는 콜라주’는 덧없는 이미지 경제에 완벽하게 부합하는 건축 상품이 된다.
제3부 스위스의 신기루: 탈맥락적 형태의 유혹
이 장에서는 스위스 건축가 발레리오 올지아티와 크리스트 & 간텐바인의 피상적 모방이라는 두 번째 비판 지점을 다룬다. 이러한 현상 역시 요소 기반 사고의 또 다른 발현으로, 그들의 건축을 생성하는 상이하고 엄격한 지적 원리들을 무시한 채 오직 금욕적인 시각 언어만을 복제하는 행태임을 논증할 것이다.
3.1 발레리오 올지아티의 엄격한 기율: 원리로서의 비참조성
이 절에서는 올지아티의 ‘비참조적 건축(non-referential architecture)’ 철학을 해부한다. 그의 작업이 갖는 힘은 모노리딕한 형태에 대한 스타일적 선호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 자율적이고 자기 완결적인 건축적 경험을 창조하려는 엄격하고 내적으로 일관된 기율에서 파생된다. 그의 건축에 대한 모방이 실패하는 이유는, 그것에 의미를 부여하는 근원적인 ‘기율’ 없이 자율성의 ‘이미지’만을 복제하기 때문이다.
올지아티의 핵심 사상은 건축이 시대, 지역 문화, 또는 어떤 외부적 서사의 반영이 아니라 그 자체로 목적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42 그는 사회적, 정치적인 것과 같은 건축 외적 담론을 거부하고, 본질적인 형태 요소와 관찰자의 실존적, 의미 형성 경험에 집중한다.44 그의 디자인 과정은 단일하고 강력한 아이디어에서 출발하여 건물을 구상하고, 이 아이디어가 모든 요소의 형태와 배열을 지배하도록 하는 것이다.44 목표는 한 요소를 제거하면 전체 건물이 개념적으로 무너지는 ‘합리적인 유기적 전체(rational organic whole)’를 만드는 것이다.45 이는 콜라주와 정반대의 접근법이다.
올지아티는 물리성과 구축에 깊이 집중하며 44, 종종 착색 콘크리트와 같은 단일 재료를 사용하여 ‘하나됨(oneness)’과 순수성의 감각을 달성한다.42 그의 형태는 임의적인 것이 아니라, 종종 사유를 자극하기 위해 모순적이거나 예기치 않은 방식으로 구조와 구축법을 깊이 탐구한 결과물이다.45 “새까만 포르쉐가 들어간 반듯한 평면 몇 개를 알 수 없는 각도로 돌려서 겹쳐 놓는 것”이라는 비유는 이러한 피상적 모방의 본질을 정확히 포착한다. 이는 생성 원리(단일하고 강력한 비참조적 아이디어) 없이 시각적 효과(회전된 모노리딕 매스)만을 흉내 내는 행위이다. 이러한 경향은 올지아티 스타일을 차용한 한국 학생들의 작업에서도 관찰되며, 트렌디하지만 원본이 가진 지적, 경험적 깊이는 결여되어 있다.44
한국의 건축 환경은 종종 획일성과 강력한 정체성의 부재로 비판받는다.40 올지아티의 작업은 타협하지 않는 작가적 비전과 기념비적 순수성이라는 강력한 이미지를 제시한다.45 젊은 건축가나 학생에게 이 이미지는 상업적 실무에 대한 매혹적인 대안을 제공한다. 그러나 ‘비참조성’에 대한 깊은 철학적 헌신 없이 그 ‘이미지’를 채택하는 것은 용어 자체의 모순이다. 올지아티의 스타일을 ‘참조’함으로써 비참조적인 건물을 만들 수는 없다. 그 결과는 자율적인 객체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깊이 의존적이고 참조적인 이미지가 된다. 그것은 ‘올지아티적인’ 요소들의 콜라주가 되어, 다시 한번 요소 기반 사고의 한계를 증명한다.
3.2 크리스트 & 간텐바인의 깊은 맥락: 원리로서의 유형학
이 절에서는 크리스트 & 간텐바인의 작업을 올지아티의 접근법과 직접적으로 대조하여 분석한다. 그들의 원리는 “건축은 항상 건축으로부터 나온다(architecture always comes out of architecture)”는 명제에 집약된다. 그들의 작업은 기존 구조물 및 선례와의 심오한 유형학적, 역사적 대화이다. 따라서 그들의 형태를 탈맥락적으로 복제하는 것은, 그 작업을 생성하는 근본 원리, 즉 기존의 것과의 관계를 제거하는 행위이기에 더욱 부조리하다.
크리스트 & 간텐바인은 프로젝트가 결코 무(無)에서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항상 기존의 것과 관련을 맺고 그것으로부터 영양분을 얻는다고 말한다.51 그들의 ‘이탈리아의 사진들(Pictures from Italy)’ 프로젝트는 역사적 선례를 연구하고 내면화하는 것이 작업의 기초가 된다는 깊은 신념을 보여준다.51 그들에게 근본적인 문제는 ‘유형학(typology)’이다. 즉, 건물의 기저를 이루는 조직 원리와 그것이 주변 환경과 어떻게 관계 맺는가 하는 것이다.52 취리히와 바젤의 박물관 증축 프로젝트는 기존 건물과의 직접적인 유형학적 대화이며, 옛것과 새것의 구성을 통해 단일한 기관으로 기능하는 전체를 창조한다.52
그들의 방법은 기존 구조의 논리에 대한 ‘유비(analogy)’를 찾는 것과 동시에 명확한 ‘차별화(differentiation)’를 만들어내는 것을 포함한다.52 옛것과 새것 사이의 이러한 협상이 그들의 핵심 원리이다. 예를 들어, 런던의 스위스 교회에서는 기존 공간의 온전함을 존중하면서도 명확한 대조를 이루는 새로운 구조물이 ‘집 속의 집’처럼 삽입된다.54 그들의 관심은 스타 건축가의 개인적인 서명이 아니라, 건축의 “보편적이고, 일반적이며, 따라서 익명적인 성격”에 있으며, 근본적인 형태에 집중한다.55 이는 ‘당면한 과제’에 집중하는 건축이다.55
크리스트 & 간텐바인의 모방은 더 미묘하지만 똑같이 심오한 원리의 실패를 보여준다. 모방자들은 그들의 차분하고 절제된, 종종 모노리딕한 형태를 단순한 미학적 선택으로 오인하지만, 실제 그 형태들은 역사적, 유형학적 분석이라는 복잡하고 깊이 맥락적인 과정의 결과물이다. 형태를 복사하는 것은 그것을 생산한 전체 대화를 무시하는 것이다. 모방자들이 올지아티와 크리스트 & 간텐바인을 ‘스위스 스타일’이라는 하나의 범주로 묶는다는 사실은, 그들의 모방이 이미지를 통해 인식된 국가적 또는 지역적 ‘스타일’이라는 가장 피상적인 수준에서 일어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는 개별 건축가들의 상반되기까지 하는 지적 프로젝트를 전혀 구분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는 문제가 이미지 소비 문화에 뿌리박고 있음을 다시 한번 강화하며, 제4부의 논의로 이어진다.
제4부 이미지 경제: 알고리즘 시대의 건축
이 마지막 장에서는 앞선 분석들을 종합하여, 요소 기반 디자인이 지배하게 된 주된 원인으로 디지털 이미지 경제, 특히 인스타그램과 같은 소셜 미디어 플랫폼의 영향을 지목한다. 이러한 플랫폼의 논리는 본질적으로 복잡하고 원리 기반의 전체를 전달하는 것보다, 쉽게 소비될 수 있는 시각적 요소의 생성과 유통을 선호한다는 점을 논증할 것이다.
4.1 건축 요소의 부상: 피드를 위한 디자인
소셜 미디어의 시각 경제는 ‘인스타그램어블(Instagrammable)’한 건축의 창조를 장려한다. 이러한 유형의 디자인은 쉽게 포착되고 공유될 수 있는 사진 친화적인 순간, 눈에 띄는 구성, 그리고 시각적으로 강렬한 디테일(요소)을 우선시하며, 이는 종종 총체적인 공간 경험, 기능성, 그리고 구조적 진실성을 희생시킨다.
인스타그램은 렌더링, 스케치, 사진을 통해 건축 프로젝트를 선보이기에 이상적인 시각 중심 플랫폼으로, 건축가들에게 필수적인 마케팅 도구가 되었다.56 시각적으로 매력적인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는 압박은 ‘인스타그램어블’한 건물을 생산하기 위해 형태, 질감, 색상을 강조하는 경향으로 이어진다.57 이는 실질보다 스펙터클을 우선시하여 건축의 기능적, 사회적 책임을 약화시킬 수 있다.58 비평가들은 소셜 미디어를 위해 디자인된 건물을 일종의 ‘키치(kitsch)’—클레멘트 그린버그(Clement Greenberg)의 말을 빌리자면 “대리 경험과 조작된 감각”—라고 주장한다.59 이러한 건물들은 현실보다 외양의 영역을 우대한다. 뉴욕에 있는 토마스 헤더윅(Thomas Heatherwick)의 ‘베슬(Vessel)’은 그 대표적인 예로, 오직 셀피를 위해 디자인된 이 구조물은 다른 목적이 없으며, 현재는 폐쇄된 채 낭비의 기념비로 서 있다.59
소셜 미디어 알고리즘은 높은 참여도를 유발하는 시각적으로 인상적인 콘텐츠를 선호함으로써 이러한 경향을 증폭시키고, 특정 스타일이 반복적으로 강화되는 반향실(echo chamber)을 만든다.60 이는 물리적 현존이 아닌 공유 가능성에 기반한 ‘디지털 아우라(digital aura)’를 창조한다.60 인스타그램 피드의 논리—연속적이지만 탈맥락화된 개별 이미지의 흐름—는 건축에서의 ‘원칙 없는 콜라주’에 대한 완벽한 미디어적 유사물이다. 매체 자체가 요소 기반의 디자인 접근법을 장려하고 보상한다. 인스타그램 피드는 이미지를 순차적으로 제시하지만, 본질적인 서사나 구조적 연결은 없다. 각 게시물은 독립적인 ‘요소’이다. 사용자는 이 단절된 요소들의 피드를 스크롤하며 건축을 ‘소비’한다. 이 매체를 ‘위해’ 디자인하는 건축가는 잠재적으로 바이럴이 될 수 있는 요소들의 집합체인 건물을 만들도록 장려된다. 이는 ‘짜깁기’라는 비판과 직접적으로 상응한다. 건물은 사진 친화적인 순간들의 콜라주가 된다. 따라서 건축적 경향은 단지 소셜 미디어에 ‘반영’되는 것이 아니라, 플랫폼 자체의 논리에 의해 적극적으로 ‘형성’되고 ‘생산’된다.
4.2 기율에서 피드로: 원리의 최종적 붕괴
이 결론적인 절에서는 미디어 주도적 경향을 한국의 버내큘러 및 스위스풍 건축에 대한 비판과 직접적으로 연결한다. ‘원칙 없는 콜라주’는 건축의 주된 목표가 거주를 위한 공간 창조에서 디지털 유통을 위한 이미지 생산으로 전환된 실천의 논리적 귀결이다.
소셜 미디어는 문화와 경제 사이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며, 건축가를 그들의 팔로워 수에 가치가 매겨지는 ‘인플루언서’로 변모시킨다.61 소셜 미디어는 디자인에 대한 접근을 민주화하는 동시에, 인기 있는 트렌드가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공유되고 복제됨에 따라 스타일의 동질화를 초래할 위험이 있다.62 이는 어떻게 ‘스위스 스타일’이 그 기원과 분리되어 한국에서 인식되고 복제될 수 있는지를 설명한다. 핀터레스트나 틱톡과 같은 플랫폼에서 DIY 문화와 디자인 인플루언서의 부상은 새로운 경쟁 구도를 형성하며, 한때 예측과 깊은 지식의 대가였던 전문 건축가들이 덧없는, 알고리즘 주도적 유행의 ‘소음 속에서 길을 잃을’ 위험에 처하게 한다.63
버내큘러에 대한 논의가 감각적 이미지로 귀결되고, 스위스 모방이 트렌디한 형태로 나타나는 현상은 이제 이러한 미디어 환경의 직접적인 결과로 이해될 수 있다. 버내큘러 전통과 아방가르드 기율은 모두 피드를 위한 동등하게 소비 가능한 ‘콘텐츠’로 평준화된다. 궁서체 간판과 회전된 콘크리트 평면은 그들의 원리가 제거된 채, 시각적 콜라주 안에서 등가의 요소가 된다.
이러한 이미지 경제의 최종적인 희생양은 건축 ‘기율(discipline)’ 그 자체이다. 기율은 정의상 지식 체계, 일련의 원리, 그리고 엄격한 방법론을 포함한다.65 그것은 깊은 연구와 비판적 사고를 요구한다. 소셜 미디어 피드의 논리는 반-기율적이다. 그것은 깊이, 엄격함, 복잡성보다 속도, 새로움, 즉각적인 시각적 임팩트를 선호한다. 건축 실무가 피드에 최적화될 때, 그것은 기율을 만드는 바로 그 요소들을 버리게 된다. 원리는 단일 이미지로 전달하기에는 너무 복잡하다. 규칙은 보이지 않는다. 느리고 반복적인 디자인 과정은 세련된 최종 렌더링보다 덜 매력적이다.56 따라서 이 모든 비판은 한국 건축의 두 가지 나쁜 경향에 대한 것만이 아니다. 그것은 건축 기율 자체가 이미지 경제의 압도적인 힘에 의해 위협받고 있는 전 지구적 상태에 대한 진단이다. 급속한 발전의 역사와 강렬한 소셜 미디어 채택률을 가진 한국의 맥락은 이 전 지구적 위기를 단지 더 가시적이고 첨예하게 만들 뿐이다.
결론: 기율적 건축을 향하여
본 보고서는 현대 한국 건축계의 피상성을 ‘요소’와 ‘원리’라는 이분법적 틀을 통해 분석했다. 바이오미미크리의 심층적 교훈에서 시작하여, 크리스토퍼 알렉산더의 생성적 시스템 이론을 거쳐, 버내큘러 전통과 스위스 아방가르드에 대한 오독을 비판적으로 검토했다. 최종적으로 이러한 현상의 배후에는 건축을 이미지의 논리에 종속시키는 디지털 미디어 경제가 있음을 밝혔다. 이 모든 논의는 하나의 결론으로 수렴한다. 영감의 원천이 자연이든, 전통이든, 혹은 동시대의 아방가르드이든, 의미 있는 건축으로 나아가는 길은 시각적 ‘요소’의 손쉬운 콜라주가 아니라, 생성적 ‘원리’의 엄격한 식별, 추상화, 그리고 변형을 통해서만 열린다.
따라서 이 진단은 비관주의로 끝나서는 안 된다. 오히려 이는 한국에서의 새로운 건축적 실천을 위한 요청으로 이어져야 한다. 이러한 실천은 다음과 같은 토대 위에 구축되어야 할 것이다.
첫째, **깊이 있는 연구(Deep Research)**이다. 전통 한옥이든 유럽 아방가르드의 선언문이든, 선례에 대한 진정성 있고 학술적인 탐구가 선행되어야 한다. 이는 대상을 이미지의 집합이 아닌, 특정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담고 있는 지식의 시스템으로 접근하는 태도를 의미한다.
둘째, **방법론적 엄격함(Methodological Rigor)**이다. ‘바이오미미크리 나선’이나 알렉산더의 생성적 시퀀스와 같이, 이미지보다 원리를 우선시하는 구조화된 디자인 프로세스를 채택해야 한다. 이는 건축을 임의적인 창작 행위가 아니라, 명확한 규칙과 논리를 따르는 지적 활동으로 재정립하는 과정이다.
셋째, **비판적 저항(Critical Resistance)**이다. 이미지 경제의 압력에 대한 의식적이고 비판적인 자세를 견지해야 한다. 페터 춤토어(Peter Zumthor)가 강조한 살아있는 경험, 즉 공간의 분위기(atmosphere)와 물질성(materiality)의 가치를 회복하고 68, 구조적 정직성을 건축의 중심에 다시 세우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궁극적으로 건축은 취향의 문제나 선호하는 이미지의 큐레이션이 아니다. 그것은 고유의 역사와 논리, 그리고 규칙을 가진 하나의 기율이다. 현대 한국 건축이 마주한 도전은 그 기율적 토대를 재발견하고 되찾는 것이다. 건물이 건축을 담을 수는 있지만, 건물의 이미지가 건축 그 자체와 등치될 수는 없다. 원색의 궁서체 간판을 내건다고 그 건물이 버내큘러 건축이 되지 않듯이, 트렌디한 형태를 겹쳐놓는다고 그것이 지적인 건축이 되는 것은 아니다. 진정한 건축은 보이는 것 너머, 그것을 생성시킨 보이지 않는 원리의 힘에서 비롯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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